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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미국 중간선거: 공화당은 왜 패배했는가

미국

by 선거외전 2022. 11. 1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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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로 치명타를 입은 도널드 트럼프.

2022년 11월 8일, 미국에서 일부 상원의원과 주지사, 그리고 모든 하원의원을 새로 선출하는 중간선거가 치러졌습니다.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제난,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이에 따라 증가한 범죄율 등으로 인해 바이든 행정부의 지지율은 40% 초반대까지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자연히 여론조사 상으로 공화당이 민주당에게 상당한 우세를 보였고, 공화당의 압승이 유력해 보였습니다. 미국의 선거 예측 기관 FiveThirtyEight에서는 공화당의 상원 승률을 59%, 하원 승률을 무려 84%로 예측하기도 했죠.

자신의 수많은 추종자들을 공화당 후보로 출마시킨 도널드 트럼프 前 대통령 역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하며, 일찌감치 선거가 끝나고 나서 2024년 대선 재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본인 다음으로 공화당 내 지지율이 높은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속적으로 견제하는 모습까지 보였고요. 하지만 선거가 치러지고 개표가 시작되자, 이러한 트럼프의 움직임은 모두 설레발에 지나지 않았음이 증명되고 말았습니다.

 

선거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민주당은 상원의 여러 경합주에서 예상을 뒤엎고 크게 앞서며 상원 과반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경합지에서 연이어 승리하면서, 수십 석을 탈환하여 하원을 압도적으로 장악할 것으로 예측됐던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불과 아홉 석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열세로 여겨졌던 애리조나 및 위스콘신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승리를 거뒀죠. 분명하게 민주당의 선전공화당의 부진이 나타난 것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러한 결과를 두고 민주주의와 미국에 좋은 날이었다고 말하며, 2023년 초 재선 도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경우 개인적 관점에서 보자면 매우 큰 승리였다고 주장했으나, 공화당 내부에서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에게 돌리며 트럼프를 비판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National Election Pool (NEP)에서 시행한 출구조사 中 일부.

그렇다면 무슨 이유로 공화당은 기대 이하의 성과를 얻은 것일까요? 反트럼프 유권자들의 결집, 민주당 지지율을 잘 반영하지 못한 여론조사 자체의 문제도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낙태권 이슈였습니다. 1973년 미국 연방 대법원은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통해 낙태권이 헌법에서 보장되는 권리임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2022년 6월 대법원은 이를 번복하며, 낙태권은 헌법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권리가 아니라 각 주에서 자율적으로 보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권리라고 판결했죠. 다시 말해서 언제든지 낙태가 금지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보수층을 제외한 많은 미국인들이 이 판결을 규탄했고, 전국적으로 반대 시위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선거가 가까워짐에 따라 낙태권 논쟁은 점차 가라앉는 듯 보이기도 했지만, 출구조사에서 응답자의 27%가 투표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문제로 낙태를 꼽으며 낙태권이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음이 증명되었습니다. 요컨대 경제도 중요하지만, 인권이 더 중요했기에 민주당이 선전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또한 공화당 후보들의 자질 문제와 각종 논란도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 게시글에서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재선에 성공한 론 드산티스 주지사.

공화당의 주요 후보들이 줄줄이 패배하는 와중에도 론 드산티스 주지사만은 플로리다에서 60%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하면서, 공화당의 유력한 차기 지도자이자 트럼프를 대신할 대권주자로 부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트럼프의 당내 영향력도 만만치 않기에, 공화당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트럼프드산티스의 다툼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내일은 주요 경합주들의 세부 결과를 들고 찾아뵙겠습니다.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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