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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미국 중간선거: 양당의 세대 교체

미국

by 선거외전 2022. 11. 1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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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과 낸시 펠로시, 하킴 제프리스.

11월 17일, 미국 정계를 뒤흔든 세대 교체가 일어났습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을 필두로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 제임스 클라이번 하원 원내총무 등 민주당의 하원 지도부 구성원들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게 하원 과반을 내어준 책임을 지고, 다음 세대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차기 민주당 하원 지도부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이로써 펠로시는 20년 만에 민주당 지도부에서 은퇴하게 되었습니다. 펠로시의 뒤를 이을 민주당의 하원 대표로는 뉴욕의 하킴 제프리스 의원이 확실시되는 상황입니다. 물론 펠로시는 무려 83.9%를 득표하며 19선 하원의원이 되는 데 성공했고, 정치 활동 자체는 계속 이어갈 전망입니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세대 교체와 완전히 동떨어진 정치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중간선거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되었습니다. 바이든은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위기를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상원에서 승리하면서 향후 국정 운영과 재선 도전에도 탄력을 받았습니다. 다만 턱걸이로나마 하원 과반을 차지한 공화당이 국정 조사, 탄핵 추진 등으로 바이든을 적극적으로 공격하겠다고 선언했으니, 이제부터는 바이든이 얼마나 정치력을 잘 발휘하느냐가 정말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공화당의 공세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다음 대선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나 피트 부티지지 운수부 장관 등 더 젊은 정치인에게 후보 자리가 넘어갈지도 모르니까요.

 

대선 재출마를 선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한편, 도널드 트럼프 前 대통령은 발표를 미루자는 측근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1월 15일, 2024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대선까지 2년이나 남은 데다 트럼프의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출마 선언을 강행한 것은, 더 이상의 지지층 이탈을 막고 공화당 내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승부수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공화당 내 정치인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습니다. 트럼프의 출마를 지지하는 입장이었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지지를 철회하는가 하면, 존 코닌 상원의원,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 등은 아예 트럼프의 출마를 반대하고 나섰죠. 조시 홀리 상원의원과 같이 트럼프를 옹호하는 정치인도 일부 존재하지만, 선거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들은 이미 트럼프가 주류에서 밀려났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와 론 드산티스.

중간선거 직전까지만 해도 트럼프는 가장 유력한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였습니다.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상대로 트럼프 48% - 드산티스 26%로 안정적인 우세를 점하고 있었죠. (11월 2일 - 7일, Morning Consult 조사) 그러나 트럼프에게 지원을 받은 후보들이 잇달아 낙선한 반면 드산티스가 지난 선거보다 격차를 늘리기까지 하며 재선에 성공하자, 드산티스 46% - 트럼프 39%로 공화당에서도 세대 교체가 이뤄질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11월 13일 - 15일, YouGov 조사)

일단 드산티스 본인은 아직까지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제 생각에는 정말로 대통령에 도전할 마음이 없다기보다는, 트럼프에게 비판과 이목을 집중시켜 반사 이익을 얻기 위한 의도적 행보로 추측됩니다. 드산티스는 선거 이후, 어쨌든 사람들에게 선거 결과를 확인하라고 말하고 싶다며 트럼프를 간접적으로 저격하기도 했습니다.

 

론 드산티스는 1978년생으로, 공화당 내 대권주자 중 가장 젊은 축에 속한다.

트럼프의 경쟁자라는 특성과 젊은 나이 때문에 드산티스가 상대적으로 온건하다고 여겨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낙태권에 반대하고 기후 변화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에서 드러나듯이, 드산티스 또한 트럼프와 다를 바 없는 강경 우파 성향을 지녔습니다. 요컨대 트럼프의 시대는 끝났으나, 트럼피즘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입니다.

 

다음 주에는 조지아 결선투표 판세 분석을 들고 찾아뵙겠습니다.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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